화학무기에서 농약으로: 침묵의 봄이 예언한 환경호르몬의 위협

이미지
살충 효과를 가진 합성 화학약품 제조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부산물이라 할 수 있다. 화학전쟁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화학물질들이 살충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살인용 화학약품의 실험 대상으로 곤충들을 사용했을 때 우연히 발견된 것이었다. 전쟁이 종료된 후에도 합성 살충제는 계속해서 제조되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살충제나 제초제 등의 농약이 본질적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는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농약은 잡초 제거와 병충해 예방을 통해 농산물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환경에 노출되어 생태계에 손상을 가하는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레이첼 카슨의 경고: 침묵의 봄 일본에서 수은중독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던 1962년,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을 발표하여 농약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류에게 일깨워주었다. 카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파괴되어가는 야생 생물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하여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한 마을에 원인 불명의 질병이 발생하여 가축이 죽어가고 아이들이 죽어가면서 죽음의 공간으로 변해가는 짧은 우화를 상징적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불행은 외부의 침입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다. 농약, 살충제, 제초제 등 화학물질의 심각한 남용 행위와 그로 인해 인간이 치러야 할 대가를 상세히 고발함으로써 그러한 죽음의 공간이 바로 우리의 현실임을 직시하게 만든다. 카슨은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유기염소계 살충제인 DDT가 어떤 방식으로 피해를 초래하는지 상세하게 제시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DDT는 1960~1970년대까지만 해도 무해한 만능약으로 간주되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었다. DDT가 무해하다고 여겨지게 된 배경에는 이것을 처음 사용...

미나마타 이후: 수은 오염의 전 지구적 확산과 책임 회피의 논리

이미지
칫소의 변명과 농도의 비밀 미나마타병을 최초로 야기한 칫소는 처음부터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 우리와 유사한 공장들이 여러 개 존재하는데, 왜 유독 미나마타에서만 이런 질병이 발생하는가?"라는 반박을 제기했다. 이 질문은 미나마타병을 규명한 구마모토 대학의 하라다 교수에게도 해결하기 어려운 수수께끼로 남아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유해 화학물질이라 하더라도 그 농도가 특정 임계값을 초과하지 않으면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특성에 기인한다. 일본의 칫소와 쇼와전공은 당시 일본 내 아세트알데히드 생산량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 대량의 메틸수은을 하천으로 배출했고, 이로 인해 높은 농도의 수은이 생물체 내에 흡수되어 질병이 발병한 것이다. 책임 회피의 논리와 피해 확산 '원인물질이 이것이다'라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는 기업과, 아무리 위험성을 알고 있어도 원인물질이 불분명한 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자세가 미나마타병을 발생시키고 확산시킨 주된 원인이었다. 예를 들어 역학조사를 통해 공장폐수에 기인한 중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기업 책임 입증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학문적 영역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항상 존재하게 마련인데, 어떤 사실이 99% 확실하다 해도 1%의 의문점이 남으면 연구자는 그 1%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미해결 상태의 그 1%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업이나 행정의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완전히 규명되기 전까지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는 피해를 더욱 크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나마타병의 세계적 확산 미나마타병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970년대 중국에서는 승화강이 수은에 오염되어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는데, 역시 아세트알데히드 제조공장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1971~1972년 사이 이라크에서는 메틸수은 살균제로 처리된 종자를 섭취한 사람 중 3,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미나마타의 비극: 수은 오염이 남긴 인재와 은폐의 역사

이미지
인과관계 규명의 어려움과 연쇄적 피해 화학물질이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작업은 극도로 복잡하고 어려우며, 이로 인해 제2, 제3의 피해가 발생해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본에서 발생한 '미나마타병'이 바로 이러한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미나마타병의 발단과 원인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 위치한 '칫소'(전신은 신일본질주식회사) 미나마타공장은 1932년경부터 아세트알데히드 제조를 시작했다. 이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메틸수은 화합물이 생성되었는데, 공장은 이 메틸수은이 포함된 폐수를 충분한 처리 없이 하천으로 직접 방류했고, 결국 바다로 유입된 메틸수은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메틸수은은 어류에서 발견되는 주된 수은 화학종이며, 어류가 흡수한 수은의 약 90%가 인간에게 재흡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초기 징후와 공식 발견 1950년경부터 어패류, 조류, 고양이, 돼지 등에서 비정상적인 현상들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물고기들이 수면에 떠올라 손으로 쉽게 잡힐 정도가 되었고, 패류는 부착하지 못하고 썩어갔으며, 새들이 공중에서 추락하는 등의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수은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처음 인식된 것은 1953년이었다. 당시 마을의 고양이와 돼지, 새, 족제비 등이 광란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다 죽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 시기부터 이미 마을 주민들에게도 병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1956년 4월, 6세 여아가 보행장애, 언어장애, 광조증상 등의 뇌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후 3세 여동생도 보행장애와 손발운동장애,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며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마을에서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대량으로 발생하자, 환자들을 진료한 의사가 5월 1일 '원인 불명의 중추신경질환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미나마타보건소에 신고했다. 이날이 바로 '미나...

독성 화학물질의 위험성: 카드뮴, 납, 플루오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미지
카드뮴: 신장과 뼈를 위협하는 발암물질 카드뮴은 인체의 신장, 뼈, 호흡기 계통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며,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위험한 중금속이다. 자연환경에서는 보통 낮은 농도로 발견되지만,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해 그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 물질의 특징 중 하나는 발생지점으로부터 매우 먼 거리까지 대기를 통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카드뮴은 생태계 내 다양한 생물체에 쉽게 축적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연체동물과 갑각류에서 높은 축적률을 보인다. 또한 채소류, 곡물류, 감자, 고구마 등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에서도 저농도로 검출되고 있다. 인간의 카드뮴 노출 경로는 주로 오염된 식품 섭취, 흡연 및 간접흡연을 통해 이루어지며, 비철금속 관련 산업 근로자들은 작업장에서 직접적인 노출 위험에 처해 있다. 카드뮴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 중 카드뮴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구체적 대책으로는 카드뮴 재활용 확대, 광산 및 폐수처리시설에서의 환경 배출 억제, 작업환경 안전성 개선, 금연 캠페인 등을 통해 직업적·환경적 노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납: 어린이에게 특히 치명적인 신경독성 물질 납은 광범위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며 각지에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는 대표적인 독성 중금속이다. 인체에 축적되면 신경계, 조혈계, 소화기계, 심혈관계, 신장 등 전신에 걸쳐 광범위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물질이다. 어린이들은 납의 신경독성에 특히 취약한 특성을 보인다.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의 납 노출에서도 회복 불가능한 신경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의 납 노출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전 세계적으로 납 노출은 전체 질병 발생의 약 0.6%를 차지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아동의 납 노출로 인해 매년 약 60만 명이 지각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 페인트 제조, 배관 작업, 납땜 작업 등에서 납 사용을 줄이려는 최근의 노력 덕분에 인체 내 ...

현대 사회의 숨겨진 위험: 일상 속 화학물질이 가져온 건강 위협

이미지
석유화학 시대가 남긴 독성 유산 석유화학공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현대인들은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며 소독약, 하수관과 화장실용 세정제, 표백제, 곰팡이 박멸제 등을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해충 방제를 위한 살충제와 제초제 등도 지속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거의 예외 없이 독성이 강한 위험물질로 분류되어 취급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화장실 세정제나 살충제 등의 제품 용기를 보면 사용 시 주의사항들이 빼곡하게 표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한 화학물질들은 생태계 먹이사슬을 거쳐 체내에 축적되어 피해를 나타내기 때문에, 환경으로 배출된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그 유해성이 밝혀지는 특성을 보인다. 매년 전 지구적으로 화학물질의 생산량과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화학물질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건강상 피해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따라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화학물질로부터 인류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른바 '10대 위험물질 캠페인'으로 대기오염, 비소, 석면, 벤젠, 카드뮴, 다이옥신류, 플루오린(불소), 납, 수은, 농약 등 10개 위험화학물질의 감축을 제안한 것이다. 과거에는 개인의 생활방식이 질병의 주요 원인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면, 현재는 대기오염을 포함한 환경오염과 유해물질이 인류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는 관점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다음은 WHO가 제시한 이들 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 중 일부이다. 비소: 자연계에 숨어있는 강력한 독 비소는 극독성을 보유하고 있어 무기질 살충제로 활용되어 왔다. 비소는 다양한 물질이 혼합된 광석에 함유되어 있으며, 화산, 해양, 지하수에도 미량 존재한다. 따라서 지역적 특성에 따라 비소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수용성 무기비소는...

지구 생명체의 근본적 토대인 물

이미지
과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물을 모든 생명체의 출발점으로 인정해왔다.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물이 생명 지속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 역시 널리 알려진 진리다. 대양은 지구의 기후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며, 각종 오염 성분들을 희석하고 분해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지구에 거주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필수적인 거주 공간을 제공한다. 수목의 경우 전체 중량의 약 6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류를 비롯한 대다수 동물들 역시 체중의 50~65%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물은 인류 문명의 진보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황하문명, 인더스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이집트문명과 같은 주요 문명들이 모두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강물을 활용한 농지 개발과 식량 생산을 통해 '농업혁명'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동 생활을 하던 수렵채집사회가 한 곳에 정착하는 농업사회로 변화하게 되었다.  문명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 문명이 현재의 현대문명까지 이어진 과정을 파악할 수 있으며, 현재의 문명 역시 물 없이는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른 자원들은 대안 물질을 발견하면 해결되지만, 물만큼은 대체 가능한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소의 경우 몇 분간의 공급 중단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별도의 강조 없이도 그 가치를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반면 물은 몇 시간 정도 섭취하지 않아도 즉각적인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물의 양은 하루 10여 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물 부족의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 가치를 망각하고 살아간다. 물 부족 현상은 절대적인 양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수질 오염으로 인해 사용이 불가능해져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물이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가 된다. 즉, 홍수 피해는 일시적이긴 하지만 과도한 강우로 인해 물이 범람해서 ...

댐 건설의 명암: 물 확보와 생태계 보전 사이에서

이미지
취수원의 상류 이동과 댐 건설의 필연성 인류는 오랫동안 자연하천에서 생활용수를 얻어왔다. 그러나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생활하수, 축산폐수, 공장폐수 등이 하천으로 유입되어 수질오염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취수장은 단계적으로 상류로 이전될 수밖에 없었고, 최종적으로는 다목적댐을 통한 안정적 급수 시스템 구축이라는 해결책에 도달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의 도시에서 취수시설은 처음에는 시가지 인근 하천에 설치되었다가 오염이 진행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류 지역으로 옮겨가는 패턴을 보여왔다. 과거에는 단순히 물의 양적 부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방안이 댐 건설이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안정적인 급수는 인간 생존의 근본 조건이기도 하다. 물빈곤지수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실제 물 사정을 보다 정확히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현대적 댐의 발전과 확산 댐의 역사는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부터 인류는 홍수 방지와 안정적 물 공급을 목적으로 댐을 건설해왔다. 현대적 의미의 대규모 댐은 1936년 미국 콜로라도강에 완공된 높이 221m의 후버댐이 시초가 되었다. 이후 대형 댐들은 급수원 확보, 전력 생산, 홍수 조절이라는 다목적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사회기반시설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댐 건설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댐 건설이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부각되면서부터였다. 댐이 초래하는 환경적 파급효과 댐으로 인한 주요 환경 피해는 건설 그 자체에서 오는 것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강의 상류와 하류 간 생태계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생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차단되어 하천 생태계가 조각나는 현상이다. 댐은 자연스러운 홍수를 억제함으로써 범람이 제공하던 영양분 공급 효과를 차단시켜, 세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 중 하나인 강과 범람원의 파편화를 초래하여 생...

지속가능한 이동: 도로 중심 교통체계를 넘어선 미래 교통의 모색

이미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자전거와 정책적 과제 도로가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친환경적이면서 생명을 우선시하는 교통수단 중 가장 이상적인 것은 자전거다. 도시지역에서 자전거 이용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자전거 도로 확산이 진행되고 있으나, 기존 자동차 도로의 일부를 분할하여 조성한 자전거 도로는 이용자들로 하여금 생명의 위험을 느끼게 만들어 실제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자전거에 이어 차선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노면전차와 철도 시스템의 활용이다. 철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문제를 감안할 때 단위 수송량이 우수한 노면전차나 지상철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편의성을 추구하는 기존 문화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교통문화로의 인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동차 속도 문화와 그 폐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빠른 속도로 주행할 때 상쾌함을 느끼는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도를 높이고 싶어하는 욕구를 갖는다. 이는 자동차가 지닌 본질적 특성이기 때문에 피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하지만 자동차 속도가 증가할수록 소음도 함께 커지고 사고 위험성도 높아진다. 도시 거주자들은 대부분 도로변에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 증가로 인한 피해가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개인이 속도를 높이면 다른 운전자들도 함께 속도를 높이게 되고, 이는 제한속도 상향 조정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며 궁극적으로 제한속도 상향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주요 간선도로의 제한속도를 시속 10km 상향 조정했으며, 그 결과 전국적으로 소음공해가 악화된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2010년에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제한속도를 다시 상향 조정했다. 속도 상향 조정은 소음피해 증가뿐만 아니라 연료 소비량 증가를 통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늘리고 지구온난화 촉진 물질의 배출량도 증가시킨다. 지...

교통수단이 남긴 환경의 상처: 소음부터 대형 사고까지

이미지
일상을 괴롭히는 소음공해의 실상 현대 교통수단 중 도로교통과 항공기는 심각한 소음 발생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음에 대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자동차 수로 인해 소음규제 기준을 충족하는 지역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도시 지역의 소음공해는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한국도로공사의 경인고속도로 확장 이후 극심한 소음피해를 당한 부천시 도로변 거주민들이 최초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은 주민들의 피해를 인정하며 도로공사가 소음 수준을 허용 한도 이내로 유지할 것을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2000년 초에는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난청과 불면증 등의 피해를 주장한 김포공항 인근 거주민들이 한국공항공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여 소음피해를 인정받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소음공해는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고 해서 소음원 자체가 제거되는 것이 아니므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동안에는 지속적인 노출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하철 건설이 가져온 예상치 못한 문제들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도로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하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은 건설 및 운영 단계에서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지하수위 하강이라는 환경 문제를 수반한다. 지하철 운행과 지하공간 조명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구온난화 가속화와 핵폐기물 위험성 증대에 기여하게 된다. 지하철 건설 과정에서는 공사에 지장을 주는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하므로 지하수위가 점진적으로 하강하게 된다. 지하철은 대부분 도시지역에 건설되는데, 도시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아스팔트 포장으로 덮여 있어 강우가 발생해도 지하로 침투할 여건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지하철 공사로 하강된 지하수가 원래 수위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최종적으로는 지하수 활용에 제약을 받게 된다. 해상사고...

교통 인프라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도로 건설의 환경적 대가

이미지
교통 인프라 건설의 환경적 비용 현대 교통체계의 핵심인 도로와 공항 건설에는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핵심 건설자재로 사용된다.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만들거나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와 공항시설을 조성하는 데 이러한 재료들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아스팔트와 시멘트 제조 과정은 생태계 파괴와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수반한다.  아스팔트는 석유화학 산업의 부산물로서, 석유 채굴부터 운송, 가공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된다. 시멘트 또한 주원료인 석회석을 채취하기 위한 광산 개발 과정에서 생태계 훼손과 대량의 에너지 소비가 발생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주로 화석연료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므로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 가속화는 불가피한 결과다. 더불어 도로와 공항은 광범위한 토지를 점유하기 때문에 그 규모에 비례하는 생태계 파괴가 동반된다.  도시 수문순환에 미치는 파급효과 도시지역 도로 건설이 야기하는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빗물의 지하 침투를 차단하여 지하수위 하강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비가 내릴 때 먼저 지하로 스며들고, 나머지 빗물이 지표면을 따라 흘러 하천을 형성하는 것이 정상적인 물 순환이다. 지하로 침투한 빗물은 지하수층을 형성하며 지하수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도시지역은 건축물과 도로가 지표면을 덮고 있어 강우 시에도 빗물의 지하 침투량이 크게 제한되어 지하수 형성이 어려워진다. 지하철 건설 과정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는 공사 진행에 방해가 되므로 양수기로 강제 배출하는데, 이로 인해 지하수위가 더욱 낮아진다. 강우 시 지하수가 다시 충전되어야 하지만,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장된 도로 때문에 충전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생태계 단절과 야생동물 피해 도로는 생태계를 분할하여 야생동물들의 자연스러운 이동경로를 차단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동물들은 이동통로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 자리에 정착하는 것도 아니고, 인간처럼 자동차를 인식하여 피할 수 있는 능력도 없...

도시의 숨막힘: 교통 증가가 만든 대기오염의 악순환

이미지
도시화와 교통 인프라의 상호작용 교통체계의 발전은 인구가 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가속화하며 도시화 진행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은 역으로 핵심 사회기반시설인 교통 인프라 확장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켰다. 현대 대부분 도시들에서 도로는 교통 인프라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들이 도시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도시 내 자동차 교통량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교통량 증가에 따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 물질 배출도 함께 증가한다. 질소산화물이 대기로 방출되면 산성비 형성의 원인이 되어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호수나 강으로 유입될 경우 산성도(pH)를 높여 수중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또한 질소산화물은 태양광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생성하는데, 이는 식물 성장을 방해하고 인간에게는 각종 호흡기 질환을 야기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10㎛ 이하 크기의 입자(PM10)를 말하는데, PM10은 장기간 공중에 부유하면서 호흡과정을 통해 인체 내부로 침투하며, 이 중 벤젠 등의 화합물은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시지역 미세먼지의 경우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도로 인근 거주민들에게 천식 등 각종 건강 피해를 가져온다. 대기오염 모니터링의 현실과 한계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주요 도시의 핵심 지점들에 대기오염 지표 농도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전광판을 설치하여, 시민들에게 순간순간 변화하는 대기오염 정도를 알려줌으로써 시민 스스로 대기오염 감축 노력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기오염 측정망은 보행자들의 실제 이동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도시 전체의 평균적 대기질만을 나타낼 뿐, 실제 도로에서 직접 노출되는 체감오염도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이 자동차이므로...

이동의 대가: 교통혁명이 가져온 환경적 딜레마

이미지
교통의 역사적 진화와 현대적 의미 현대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로 교통을 꼽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육상, 해상, 항공을 망라하여 지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운송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물자 교역과 인적 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통(이동)의 중요성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현재에 와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교통이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다. 인류 역사상 교통은 동서양 문명 교류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다. 실크로드 관련 역사 기록들을 보면 이미 기원전 4세기경부터 동서 간 교류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반도에서도 고려시대 문익점이 붓대 안에 목화씨를 숨겨 들여올 수 있었던 것은 국경을 초월한 교통망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시대 9세기경 장보고가 해상권을 장악하며 동남아시아까지 교역 범위를 확장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현재와 비교하면 물자나 인적 이동의 규모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교통로의 범위도 한정되어 있었고, 운송수단 개발을 위한 체계적 노력도 미흡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교통수단 발달이 시작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볼 수 있다. 일본이 한반도의 자원과 식량을 수탈하여 전쟁 수행에 활용하기 위해 철도망을 구축하고 도로(신작로)를 건설한 것이 현재 주요 운송로의 기초가 되었다. 유럽의 경우 산업혁명 이후 물자 교역과 인적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교통의 중요도가 급격히 증대되었다. 산업혁명으로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었고,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들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교통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이동에 대한 제약이 적었지만, 오늘날 유럽연합으로 통합되면서 거의 모든 물자와 사람들이 유럽 전체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석유 의존적 교통 시스템의 구조 현대 산업사회는 교통 시스템 없이는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로 발전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경제 자립도가 낮은 국가에서는 더욱 그렇다. 식량자급률이 20% 수준에 머물러 있고, 원자재를 ...

심해의 물: 새로운 자원인가, 또 다른 환경위험인가

이미지
해양심층수의 정의와 특성 해양심층수란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에 존재하는 바닷물을 가리키는 용어로, 지구 규모에서는 그린란드와 남극을 기점으로 하여 약 4천 년을 주기로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거쳐 순환하는 바닷물이다. 우리나라 동해의 경우 태평양 해류가 일부 유입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폐쇄해역의 성격을 띠고 있어 독자적인 해양심층수 순환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 1980년대에 개발에 착수한 이후 저온 안정성, 청정성, 풍부한 미네랄 성분과 영양물질 등의 우수한 특성이 밝혀지면서, 20세기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생수 등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적 위험성과 한계 하지만 해양심층수 또한 순환하는 물이라는 본질적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표층을 흐르는 강물이나 해양표면수에 비해 오염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고 안정적이라고 평가되지만, 순환 주기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순환에 필요한 양에 대한 과학적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채취하여 이용할 경우 고갈의 위험을 내포한 잠재적 재생가능 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온 모든 환경문제가 특정 물질을 사용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피해로 나타났듯이, 해양심층수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해양심층수도 지구온난화와 같이 거대한 규모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한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점진적으로 소멸되고 있는 고산지대와 극지방의 빙하층에서 공급되던 담수량이 감소하면서 해수 순환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증발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해양심층수 순환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2°C 억제 목표를 둘러싼 과학계의 논쟁과 현실적 한계

이미지
사실 티핑포인트가 어느 지점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티핑 포인트가 몇 년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이러한 경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88년 미국 의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증언함으로써 널리 알려진 제임스 핸슨은 2000년대 중엽에 몇 년 안에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350ppm 이하로 억제하지 않으면 위험이 닥친다고 경고했다.  가이아 가설의 창시자 제임스 러브록은 2000년대 중엽에 기후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이 되었고, 이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수천 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흥미로운 점은 핸슨이나 러브록 같이 이미 2000년대 중엽에 티핑 포인트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던 사람들이, 2010년대 말에 와서는 파국이 아직 보이지 않아서인지 또는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때와는 상당히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핸슨은 이미 1988년에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누적으로 인한 기온상승을 계산했는데, 이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년 1.5% 상승할 것이고 이 경우 2012년경에 1870년 대비 1.9°C 상승한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그의 예측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매년 거의 1.5%씩 증가했지만, 기온은 1°C도 상승하지 않았다.  러브록은 2006년에 기후변화가 티핑 포인트에 이미 도달했고, 따라서 2100년이 되면 인구의 80%가 사라질 것이며, 유럽은 평균기온이 8°C, 열대지방은 5°C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핸슨이나 러브록 모두 30년 또는 10여 년이 지난 후 당시의 예측이 크게 빗나갔음을 인정하고, 그때와는 상당히 다른 견해를 펴고 있다. 핸슨은 기후가 서서히 반응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은 필요하지만 수년 안에 완수되어야 하는 급진적인 조치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러브록은 지난 10년이나 20년을 돌아보면 너무 많은 것이 빠르게 변화했기 때...

물의 오염: 인간 활동이 초래한 수질 위기와 그 해결책

이미지
수질오염의 본질과 원인 수질오염은 생명체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거나 물의 유용한 활용을 방해하는 모든 형태의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수질 변화를 지칭한다. 인간이 물을 이용하고 배출하는 활동이 지속되는 한, 수질오염 문제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질오염의 주요 발생원을 살펴보면 생활하수, 분뇨, 축산폐수, 공장폐수 등으로 모두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하수와 분뇨, 축산폐수의 경우 주로 수인성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에 의한 미생물 오염이 핵심 문제가 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기준으로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깨끗한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약 30억 명이 적절한 하수처리시설 없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5명 중 1명이 위생적인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된 물로 인해 8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생명을 잃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일 1만 4천 명에서 3만 명 정도가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상수도 보급률이 낮았던 과거에는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다. 상수도 보급률 향상과 함께 비교적 양호한 수돗물 관리가 이루어져 왔으나, 1997년 한 미생물학자가 서울시 수돗물에서 장염과 뇌수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학계에 최초 보고하면서 국내 수돗물 바이러스 논쟁이 본격화되었다. 이 사건은 수돗물 관리 체계를 한층 더 엄격하게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다. 화학물질 오염의 심각성과 사례 공장폐수나 농업지역에서 유출되는 화학물질들은 인체 건강에 직접적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한 생물농축 현상으로 간접적 피해도 야기한다. 수은(Hg), 납(Pb), 카드뮴(Cd) 같은 중금속류와 변압기 절연제로 사용되던 PCBs 등은 내분비계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먹이사슬을 거치며 어류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어류를 섭취하는 조류와 수달 등 다른 동물들, 그리고...

빅뱅에서 에너지 노예까지: 인류와 에너지의 역사

이미지
우주의 시작과 에너지 지금부터 138억 년 전에 우주가 처음 시작되던 순간에 우주에는 어마어마하게 단단히 뭉쳐 있던 에너지가 있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이 에너지의 변화를 통해 탄생했다. 에너지는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아인슈타인은 에너지가 물질로 변할 수 있고, 거꾸로 물질이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E=mc²이라는 공식으로 보여 주었다.  이 식에서 E는 에너지, C는 빛의 속도, m은 물체의 질량을 나타낸다. 우주가 처음 시작할 때 이 에너지는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사방으로 흩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아주 빠르게 물체로 변했다. 이 물체가 그 후로도 계속 팽창하고 뭉치고 퍼져서 우주를 만들어 냈다. 물체가 에너지가 되고 에너지가 물체가 되는 일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는 핵연료라는 물질이 쪼개질 때 생기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다. 원자폭탄도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란 물체가 쪼개질 때 그중 일부분이 순식간에 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태양이나 수소폭탄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때도 마찬가지로 물체가 에너지로 바뀐다. 우주가 에너지에서 시작되었다는 건 에너지가 모든 것의 근원, 매우 중요한 것임을 말해 준다. 그런데 현대인은 에너지가 귀중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근대 이전에 살던 사람들에 비해 에너지를 사실상 마음껏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마음대로 에너지를 쓸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공기 속 산소 없이 살 수 없듯이 에너지 없이도 살지 못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신체를 움직여 줄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다. 에너지 노예 에너지가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는 에너지를 얻기 위한 노력의 역사라고 요약될 수 있다. 현대인은 에너지 걱정을 거의 하지 않지만, 오랜 옛날에는 에너지를 얻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 선사시대...

석탄에서 석유까지, 화석에너지 시대와 자원 고갈의 경고

이미지
화석 에너지원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대량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석탄이다. 석탄은 수억 년 전과 수백만 년 전에 생성되었는데, 수억 년 전 고생대에는 거대한 양치식물들이 땅속에 묻혀서 단단한 석탄이 되었고, 수백만 년 전에 묻힌 것은 갈탄이 되었다. 석탄 다음에 사용하게 된 화석 에너지원은 석유다. 석유는 석탄보다 훨씬 더 쉽게 캘 수 있었고, 에너지도 석탄보다 더 풍부하게 제공했다. 게다가 액체라서 운반하고 보관하기도 쉬워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아주 널리 사용되었다. 그 후 천연가스와 원자력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러 에너지 중에서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석유다. 인류의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에서 석유의 비중은 30%가량이고, 석탄은 29%, 천연가스는 21% 정도이다. 나머지가 재생가능 에너지, 수력, 원자력 등이 차지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석유가 석탄보다 조금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지만 그 방식은 질적으로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석탄은 주로 태워서 난방을 하거나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반면에 석유는 사용되는 곳이 매우 다양하다. 난방이나 발전은 물론이고, 자동차, 기차, 비행기, 배 같은 운송수단을 움직이는 데 반드시 들어갈 뿐 아니라,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석유가 이토록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의 양은 한정되어 있고 매장 지역도 제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여러 차례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다. 석유의 매장량이 무한하다면 위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석유 개발 초기와 1960년대 말까지 석유는 무한한 것처럼 보였다.  당연히 그때는 에너지 위기도 없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인류의 에너지 소비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석유 생산도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함에 따라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1973년의 제1차 오일쇼크, 1979년의 제2차 오일쇼크 후에 석유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21세기 초부터는 석유수급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

2°C 온도 상승과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의 위험

이미지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구생태계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그리고 인류가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의 한계를 2°C로 본다. 여기서 2°C란 1850년부터 2100년까지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말한다. 10년마다 약 0.1°C 정도 상승하는 것을 지구와 인류가 견딜 만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만일 평균기온 상승이 이 한계를 넘으면 생태계 변화는 빠르게 일어날 것이고, 인류는 거기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적응을 위한 비용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경고한다. 기후변화는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할수록 인류의 저지 또는 완화 능력을 벗어난다. 예를 들어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지구 평균기온이 2°C 이상 올라간다면, 그때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고 해도 이미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경사면을 굴러가는 기후변화를 돌이킬 수 없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 자체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인류의 개입 없이 마구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이 점을 넘으면 기후변화는 마치 핵분열이 한번 시작되면 연쇄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듯이 폭주기관차와 같이 계속된다. 북대서양 해류의 중단이나 시베리아 동토대의 해동이 그러한 예를 보여 준다. 시베리아의 동토대는 영구히 오랜 기간 동안 녹지 않은 곳이다. 그곳에는 대단히 많은 양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묻혀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메탄가스와 물이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하에서 결합하여 고체가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압력이 아주 높은 깊은 바다 밑에도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아주 많다. 이것은 온도가 올라가면 메탄과 물이 분리되어 메탄은 가스로 방출된다.  지금까지 시베리아 동토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땅속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IPCC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토대의 지표면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동토대가 녹는 지점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파괴적 결과와 북대서양 해류 붕괴의 위험

이미지
그렇다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이로 인한 기후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에 전 세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해마다 모든 국가의 대표들이 모여서 대규모 회의를 하는가?  기후변화의 결과는 매우 다양하고 심각하다. 빙산과 빙하가 크게 줄어들고, 시베리아의 툰드라 같은 영구 동토대가 상당히 깊은 곳까지 녹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줄어들고, 어쩌면 북극의 빙하가 늦여름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더운 날씨, 열파, 강한 비나 눈이 점점 더 잦아질 것이 분명하고, 허리케인이나 태풍의 위력이 훨씬 더 강해진다. 그리고 북대서양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북대서양 해류가 약해질 것이 확실하고, 해수면이 앞으로 수 세기 동안 상승할 것이며, 종국적으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게 되면 해수면은 12,500년 전에 비해 7미터나 상승할 것이다. 북대서양 해류의 변화와 그 결과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라는 영화에서 극적으로 보여 주었다. 북유럽은 겨울에 혹한이 닥치는 일이 거의 없다. 동일한 위도상의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훨씬 따뜻하다. 예를 들어 독일과 사할린 섬은 거의 같은 위도상에 있고, 스웨덴은 시베리아와 동일한 위도상에 있지만 독일과 스웨덴이 사할린섬이나 시베리아보다 훨씬 따뜻한 것이다.  이렇게 북유럽 지역을 비정상적으로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북대서양을 흐르는 해류이다. 북대서양 해류는 적도를 거쳐 올라오는 난류로 그 양은 지구 전체에서 흐르는 강물의 양의 20배에 달한다.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이 해류가 북대서양으로 올라가서 자신이 품고 있던 에너지를 북유럽 지역에 전달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겨울은 온화하게 유지된다.  이것이 가져오는 온도상승 효과는 거의 10도나 된다. 그렇다면 이 해류가 완전히 사라지면 북유럽 지역은 아주 추워질 것이고, 「투모로우」에서 그리고 있듯이 대대적인 한파가 이 지역에 닥칠 것이다. 실제로 오래전...

에너지 위기 해결의 핵심, 효율성과 재생가능 에너지의 조화

이미지
화석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인류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이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에 처한 인류가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첫째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그럼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고, 둘째는 고갈되지 않고 온실가스를 내놓지 않는 에너지원, 즉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해결책이지만 그중에서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에너지 소비의 절대량을 줄이지 않으면, 태양에너지나 풍력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 사용을 크게 늘린다고 해도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위기를 막기는 어렵다.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을 중심에 놓고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방향을 택해야 한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이미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1990년의 절반 정도로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원의 사용을 늘림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도 1990년의 20% 수준으로 낮추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가 절반가량 줄어들고 그중에서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은 50%로 늘어난다.  자연히 온실가스 배출량은 80% 정도 줄어든다. 이렇게 하면 에너지 위기로부터도 벗어나고 기후변화를 막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협조하지 않아서 기후변화가 완화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에너지 위기로부터는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에서도 독일과 유사한 계획을 세우고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절반가량 줄이고, 온실가스는 80% 줄이려는 노력을 벌여 나가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내복을 입는다든가 전등을 끈다든가 하는 내핍생활의 실천은 아니다. 내핍은 에너지 소비 감소에 약간 기여할 수 있을 뿐, 에너지 소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에는 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