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숨막힘: 교통 증가가 만든 대기오염의 악순환
도시화와 교통 인프라의 상호작용
교통체계의 발전은 인구가 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가속화하며 도시화 진행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인구의 도시 집중현상은 역으로 핵심 사회기반시설인 교통 인프라 확장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켰다. 현대 대부분 도시들에서 도로는 교통 인프라의 핵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들이 도시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도시 내 자동차 교통량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교통량 증가에 따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각종 대기오염 물질 배출도 함께 증가한다. 질소산화물이 대기로 방출되면 산성비 형성의 원인이 되어 산림을 황폐화시키고, 호수나 강으로 유입될 경우 산성도(pH)를 높여 수중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또한 질소산화물은 태양광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존을 생성하는데, 이는 식물 성장을 방해하고 인간에게는 각종 호흡기 질환을 야기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10㎛ 이하 크기의 입자(PM10)를 말하는데, PM10은 장기간 공중에 부유하면서 호흡과정을 통해 인체 내부로 침투하며, 이 중 벤젠 등의 화합물은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도시지역 미세먼지의 경우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도로 인근 거주민들에게 천식 등 각종 건강 피해를 가져온다.
대기오염 모니터링의 현실과 한계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주요 도시의 핵심 지점들에 대기오염 지표 농도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전광판을 설치하여, 시민들에게 순간순간 변화하는 대기오염 정도를 알려줌으로써 시민 스스로 대기오염 감축 노력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기오염 측정망은 보행자들의 실제 이동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도시 전체의 평균적 대기질만을 나타낼 뿐, 실제 도로에서 직접 노출되는 체감오염도는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이 자동차이므로 도로변에서 직접 체감하는 대기질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 발표 자료를 보면, 통계상 수도권지역의 대기오염도는 유럽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PM10 농도가 약 1.8~3.5배, NO2는 약 1.7배 수준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이며, PM10로 인한 시야 장애 역시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최근 수도권지역 평균 가시거리는 약 10km 정도에 그치고 있다.
숨겨진 오염원: 타이어 마모와 아연 배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타이어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 중에는 아연(Zn)이 있다. 타이어의 부식방지 성능과 내마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조과정에서 약 1.3%의 산화아연을 첨가한 타이어가 생산되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가 운행되면 타이어 마모가 발생하고, 바퀴에서 생성되는 분진에 혼재된 아연이 대기로 배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주로 도로 주변과 주차장 주변의 토양을 오염시키며, 미세분진은 도로에서 떨어진 주거지역까지 오염시키는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의 치명적 건강 영향
대기오염이 초래하는 다양한 건강 피해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망률과의 연관성이다.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70만 명의 사망자가 대기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며, 2020년까지는 800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WHO의 이러한 추정치를 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이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기오염 물질 중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는 자동차 운행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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