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 온도 상승과 되돌릴 수 없는 티핑 포인트의 위험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지구생태계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그리고 인류가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의 한계를 2°C로 본다. 여기서 2°C란 1850년부터 2100년까지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말한다. 10년마다 약 0.1°C 정도 상승하는 것을 지구와 인류가 견딜 만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
만일 평균기온 상승이 이 한계를 넘으면 생태계 변화는 빠르게 일어날 것이고, 인류는 거기에 적응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적응을 위한 비용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경고한다.
기후변화는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할수록 인류의 저지 또는 완화 능력을 벗어난다. 예를 들어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지구 평균기온이 2°C 이상 올라간다면, 그때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든다고 해도 이미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경사면을 굴러가는 기후변화를 돌이킬 수 없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 자체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인류의 개입 없이 마구 진행되는 것이다. 이렇게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이 점을 넘으면 기후변화는 마치 핵분열이 한번 시작되면 연쇄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듯이 폭주기관차와 같이 계속된다. 북대서양 해류의 중단이나 시베리아 동토대의 해동이 그러한 예를 보여 준다.
시베리아의 동토대는 영구히 오랜 기간 동안 녹지 않은 곳이다. 그곳에는 대단히 많은 양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묻혀 있다.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메탄가스와 물이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하에서 결합하여 고체가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압력이 아주 높은 깊은 바다 밑에도 메탄하이드레이트가 아주 많다. 이것은 온도가 올라가면 메탄과 물이 분리되어 메탄은 가스로 방출된다.
지금까지 시베리아 동토대의 메탄하이드레이트는 땅속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IPCC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토대의 지표면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동토대가 녹는 지점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는 메탄과 물의 분리를 가져오고 분리된 메탄은 대기 중으로 방출됨을 의미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한 온실가스이므로 동토대의 해동은 지구온난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것이고, 이는 동토대뿐만 아니라 바다 밑바닥에 갇혀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의 메탄도 방출시킬 것이며, 이로 인해 온난화는 더 가속될 것이다.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난화로 동토대의 초기 해동이 일어나지만, 그 후에는 더 이상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데도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점을 티핑 포인트라고 하며, 이때부터는 인간의 노력은 무용지물이 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C로 제한하려는 것은 기후변화가 티핑 포인트에 다가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각국의 접근태도는 이러한 위험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유럽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2°C를 한계로 삼는 것은 그들이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비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위험을 그만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기후변화 억제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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