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오염: 인간 활동이 초래한 수질 위기와 그 해결책

수질오염의 본질과 원인

수질오염은 생명체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거나 물의 유용한 활용을 방해하는 모든 형태의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수질 변화를 지칭한다. 인간이 물을 이용하고 배출하는 활동이 지속되는 한, 수질오염 문제는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수질오염의 주요 발생원을 살펴보면 생활하수, 분뇨, 축산폐수, 공장폐수 등으로 모두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활하수와 분뇨, 축산폐수의 경우 주로 수인성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에 의한 미생물 오염이 핵심 문제가 된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기준으로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깨끗한 식수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약 30억 명이 적절한 하수처리시설 없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5명 중 1명이 위생적인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오염된 물로 인해 8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생명을 잃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일 1만 4천 명에서 3만 명 정도가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상수도 보급률이 낮았던 과거에는 수인성 질병으로 고통받은 경험이 있다. 상수도 보급률 향상과 함께 비교적 양호한 수돗물 관리가 이루어져 왔으나, 1997년 한 미생물학자가 서울시 수돗물에서 장염과 뇌수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학계에 최초 보고하면서 국내 수돗물 바이러스 논쟁이 본격화되었다. 이 사건은 수돗물 관리 체계를 한층 더 엄격하게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다.

물의 오염: 인간 활동이 초래한 수질 위기와 그 해결책

화학물질 오염의 심각성과 사례

공장폐수나 농업지역에서 유출되는 화학물질들은 인체 건강에 직접적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한 생물농축 현상으로 간접적 피해도 야기한다. 수은(Hg), 납(Pb), 카드뮴(Cd) 같은 중금속류와 변압기 절연제로 사용되던 PCBs 등은 내분비계장애물질, 즉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먹이사슬을 거치며 어류를 오염시키고, 오염된 어류를 섭취하는 조류와 수달 등 다른 동물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인간에게까지 피해를 전파한다.

수은 중독으로 인한 '미나마타병'이 대표적 사례다.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의 비료공장에서 방류한 메틸수은이 미나마타만으로 유입되어 연안 퇴적물에 축적되었고, 먹이사슬을 통해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한 지역 주민들에게 발병한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대구에서 발생한 페놀유출사건을 들 수 있다. 수돗물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음용 후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는 시민 신고로 시작된 이 사건은, 조사 결과 구미공단 두산전자에서 8시간에 걸쳐 페놀원액 30톤을 불법 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산전자에서 배출된 독성물질이 그대로 낙동강 원수로 유입되어 1,500만 영남지역 주민들의 식수로 공급되었고, 특히 직접 피해지역인 대구에서는 당시 42만 세대 162만 명, 즉 대구 인구의 71%가 페놀로 인한 피해를 당했다. 

페놀은 만성 중독 시 중추신경 증상, 간장 및 신장 손상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분류되어 있다. 미나마타 사건과 마찬가지로 대구 페놀사건에서도 기업과 행정당국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강한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런 화학물질들은 수질오염을 일으킬 뿐 아니라 퇴적물로 침강하여 지속적인 피해를 초래한다. 환경호르몬에 의한 수질오염은 북극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미쳐, 예를 들어 북극곰의 번식능력을 현저히 저하시켰다. 북극곰의 체지방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이들이 환경호르몬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무해한 수준까지 농도가 감소하는 데는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수질오염 대응 방안과 처리 기술

수질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하수나 공장폐수는 생물학적 처리, 화학적 처리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방류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물질별 배출허용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또한 상수원수에도 물질별 기준을 정하여 건강 유해물질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하고 있으며, 음용수에는 먹는 물 수질기준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강 최상류에서 오염원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단순한 침전만으로도 음용수 이용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지역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상수원수로 공급되는 수돗물이 일정 수준 오염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취수한 강물을 침전, 여과, 염소투입 등의 정수 과정을 통해 음용 적합한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생활하수나 공장폐수 배출 과정이나 수돗물 정수 과정에서는 에너지 사용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소독을 위해 투입되는 염소는 에너지 없이는 생산할 수 없다.

한편 도시지역에서는 도시 확장이나 소규모 공장들이 도시 외곽 지천에 입지하면서 기존 상수원이 수질오염으로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게 되면, 취수원을 상류로 이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공급원이 수요지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그에 따라 수도관 길이가 점차 연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관 길이가 증가할수록 수도관 매설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는 하수처리나 폐수처리에 투입되는 화학약품, 그리고 수돗물 생산 과정에서 투입되는 화학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로 인한 지구온난화 효과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댐 건설의 명암: 물 확보와 생태계 보전 사이에서

화학무기에서 농약으로: 침묵의 봄이 예언한 환경호르몬의 위협

지속가능한 이동: 도로 중심 교통체계를 넘어선 미래 교통의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