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체의 근본적 토대인 물

과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물을 모든 생명체의 출발점으로 인정해왔다.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물이 생명 지속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 역시 널리 알려진 진리다. 대양은 지구의 기후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며, 각종 오염 성분들을 희석하고 분해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지구에 거주하는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필수적인 거주 공간을 제공한다. 수목의 경우 전체 중량의 약 60%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류를 비롯한 대다수 동물들 역시 체중의 50~65%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생명체의 근본적 토대인 물

물은 인류 문명의 진보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황하문명, 인더스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이집트문명과 같은 주요 문명들이 모두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강물을 활용한 농지 개발과 식량 생산을 통해 '농업혁명'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동 생활을 하던 수렵채집사회가 한 곳에 정착하는 농업사회로 변화하게 되었다. 

문명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대 문명이 현재의 현대문명까지 이어진 과정을 파악할 수 있으며, 현재의 문명 역시 물 없이는 존재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른 자원들은 대안 물질을 발견하면 해결되지만, 물만큼은 대체 가능한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소의 경우 몇 분간의 공급 중단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별도의 강조 없이도 그 가치를 본능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반면 물은 몇 시간 정도 섭취하지 않아도 즉각적인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는다. 실제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물의 양은 하루 10여 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물 부족의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그 가치를 망각하고 살아간다. 물 부족 현상은 절대적인 양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수질 오염으로 인해 사용이 불가능해져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물이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가 된다. 즉, 홍수 피해는 일시적이긴 하지만 과도한 강우로 인해 물이 범람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물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관리가 가장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자원 중 하나다. 우리는 물을 낭비하고 오염시키며, 물 사용에 대한 적정한 비용을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대체재가 존재하지 않는 이 잠재적 재생가능 자원의 낭비와 오염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구에 존재하는 전체 물 중 해수가 97% 정도를 차지하여 지구환경 보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적인 의미에서 활용할 수 없다. 물론 해수의 담수화나 해양심층수 상품화 등으로 바닷물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므로 활용에 제약이 있다. 따라서 수자원이라고 할 때는 육지에 존재하는 담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 담수는 단 3%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 나아가 그중에서도 69% 정도는 빙하, 30% 정도는 지하수다.

결국 담수 중에서 인간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하천수는 0.4%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은 하천수를 큰 불편 없이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10~15일에 한 번 정도의 주기로 물이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 집중,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하천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수질오염이 심화되어 물의 활용을 어렵게 만들었고, 물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국제연합은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예방하고 물의 중요성을 알리는 차원에서 1992년 11월 '세계 물의 날'을 제정했다. 1995년 8월 스웨덴에서 개최된 '국제 물 심포지엄'에서는 점차 심각해지는 지구적 차원의 물 문제에 대해서 '21세기에 국제 분쟁의 주요 원인은 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늘날 세계 인구의 40% 이상이 식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어 물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그리고 1999년 3월 '세계 물의 날' 슬로건으로 "우리 모두는 강의 하류에 산다"를 내걸어 하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높은 인구밀도, 계절적으로 편중된 강우량, 지형적인 조건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

한편 인간 생활과 관련한 모든 일들이 에너지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물도 에너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 물을 활용하는 데 있어 과거에는 흐르는 물을 가두어 사용했으므로 인력이나 가축의 힘을 빌리면 되었고 물을 끌어올리는 일도 물레방아의 역방향을 활용하거나 우물에서 두레박을 활용했다. 그러나 인공댐 건설 기술이 발달하면서 콘크리트로 댐을 쌓기 시작했고 그만큼 다량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콘크리트에 필요한 시멘트, 철근 등의 재료를 생산하는 데는 화석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데, 화석에너지의 사용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지구온난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킨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심각한 가뭄현상이 발생하는 빈도를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010년 러시아에서 발생한 가뭄은 바로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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