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제조와 우라늄 채굴이 남긴 방사능 오염의 참상
핵폐기물은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 제조의 결과로 생겨나는 것이다. 핵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능은 생태계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 때문에 완전히 격리시켜서 처리해야 한다. 만일 격리하지 않는다면 방사능이 생태계로 퍼져서 넓은 지역이 방사능에 오염되고 오랫동안 오염된 땅으로 남게 된다. 핵무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핵폐기물로 인한 오염으로 대표적인 것은 옛 소련의 우랄산맥 오염과 미국의 핸포드 재처리시설 부근과 인근 강의 오염이다.
핵무기를 만들고 핵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우라늄을 땅속에서 채굴해야 하는데, 환경오염은 바로 이 단계부터 발생한다. 우라늄 광석의 채광, 우라늄-235의 분리와 농축, 플루토늄 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플루토늄의 생산에서부터 환경파괴가 발생한다. 우라늄 광석은 0.1~0.2%의 우라늄 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광석에서 금속 우라늄을 추출하고 남은 광물 찌꺼기는 광산 주위에 버려지는데, 이것은 우라늄 금속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방사능을 가지고 있으며 수십만 년 동안 인체에 해로운 방사성 라돈가스를 방출한다. 그러므로 우라늄 채광은 광부의 건강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그 주위의 환경도 사람이 살기에 위험한 곳으로 만든다.
우라늄 광부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직업병은 폐암인데,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광부들의 폐암 발병률은 일반인보다 평균 4.8배나 높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치이고 광산에 따라서는 14배나 되는 곳도 있으며, 광부의 절반이 결국은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또한 광산 주위의 주거지역에서는 기형아 출산율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높다.
천연 우라늄은 핵무기에 사용될 수 없다. 천연 우라늄에는 우라늄-238 99.3%, 우라늄-235가 0.7% 들어 있는데, 핵분열을 하는 것은 우라늄-235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분열 연쇄반응이 순간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핵무기를 제조하려면 우라늄-235를 복잡한 기술을 사용해서 농축해야 한다. 농축과정에서는 우라늄이 기체상태의 육플루오르화우라늄(UF)으로 바뀌고, 이것은 다시 보통 고체상태의 산화우라늄(UO)으로 가공된다. 그런데 육플루오르화우라늄은 반응성이 매우 강한 기체로서 생산이나 수송 중에 외부로 누출되면 동식물과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핵무기의 원료로는 우라늄 외에 플루토늄도 많이 사용된다. 플루토늄의 생산은 우라늄-235의 분리·농축보다 기술적으로 더 쉬운데, 그 이유는 우라늄-235는 화학적 성질이 똑같은 우라늄-238로부터 물리적인 방법으로 분리해야 하는 데 비해 플루토늄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플루토늄의 생산을 위해서는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필요하고, 따라서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원자로에서는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흡수하여 플루토늄-239로 되고, 재처리시설에서는 원자로에서 생성된 플루토늄을 화학적 방법을 사용해서 분리한다. 그런데 재처리과정에서는 플루토늄이 들어 있는 핵연료의 껍질을 벗겨 내고 잘게 자른 다음에 뜨거운 질산에 넣어서 녹인 후에 유기용매를 사용해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고준위 액체 핵폐기물이 발생한다. 이 폐기물은 금속탱크에 넣어 보관하는데, 방사능에 의해 계속해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냉각해야 한다.
핵무기 생산과정에서 지금까지 가장 광범위하고 파괴적이었던 환경오염은 군사용 재처리시설에 의해서 발생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 영국, 소련에서 모두 엄청난 재난이 일어났는데, 미국의 가장 악명 높은 군사용 재처리시설은 워싱턴주의 핸포드(Hanford) 시설이다. 이곳에는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원자로 9기가 가동되고 있고, 여기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을 분리하기 위한 재처리시설이 있다. 그런데 핸포드에서는 1940년대부터 고준위 핵폐기물을 일반폐기물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처분해 왔다.
핵폐기물을 매일 인근의 컬럼비아강에 쏟아부었으며, 고준위 핵폐기물을 무쇠용기에 넣고 보통의 폐기물처럼 처분한 결과 방사성 액체가 흘러나와 주위의 수백 제곱킬로미터(km²)를 오염시켰다. 핸포드 시설은 아직까지도 가동되고 있으며, 따라서 그곳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물론 인근의 주민들도 끊임없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
몇 차례의 대규모 방사능 오염이 발생하고 그동안 기밀로 취급되어 왔던 핸포드에서의 작업에 관한 기록이 공개된 후에 이루어진 조사에 의하면, 핸포드와 그 주변의 방사능 오염지역을 정화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1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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