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개농업으로 인한 토양의 척박화

현재 전 세계 농업지의 1/6이 관개농업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고, 전 세계 식량의 약 1/3이 이러한 재배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관개에 의한 작물 수확량은 빗물에 의한 수확량보다 2~3배 정도 더 많지만 관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관개농업으로 인한 토양의 척박화

대부분의 관개수에는 토양이나 암석에 함유되어 있던 염분이 용해되어 있다. 그런데 이 물이 농지로 공급되면 수분은 작물에 흡수되거나 증발하지만 염화나트륨과 같은 염분은 지속적으로 토양에 잔류한다. 염류화(salinization)라고 하는 이러한 염분의 집적은 작물생장을 저해하고 수확량을 감소시키며 결국에는 토양을 척박하게 만든다. 

때때로 비가 올 경우에는 비에 의해 염분이 씻겨 나가기 때문에 염분 농도가 심각할 정도로 높아지지 않지만, 건조한 기후에서 농업을 전적으로 관개에만 의존할 경우에는 염분의 집적이 급속히 일어나 짧은 시간 안에 농지가 황무지로 변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관개농업이 문명을 붕괴시킨 사례는 메소포타미아 수메르 문명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은 건조기후로 강우량이 매우 적지만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물을 활용해서 대규모 관개농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관개농업을 통한 염분 집적이 이루어진 결과 그 지역의 거대한 농지는 점차 수확이 줄어들어 식량부족현상이 발생했고, 결국은 문명의 붕괴가 초래되었다. 

고고학적 조사 자료에 의하면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한 지역이 상당한 기간동안 번성했다가 쇠퇴한 후 다른 지역이 번성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는 관개농업으로 농지에 염분이 집적되어 더 이상 농업을 지을 수 없게 되자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땅이 염분 집적으로 인해 농업을 짓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식량부족 등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위기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문명이 붕괴되는 결과가 왔던 것이다. 관개농업으로 인한 토양의 황폐화는 지역적으로는 현재도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20세기의 사례는 옛 소련 아랄해 부근의 광대한 농지이다. 옛 소련에서는 이 농지에 면화, 벼, 채소 재배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아랄해로 들어가는 아무다리강 및 시르다라강과 연결되는 관개수로를 건설하여 막대한 양의 물을 끌어다 관개농업에 사용했다. 

이를 통해 처음 수십 년 간은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유입되는 강물이 크게 줄어든 아랄해는 점점 말라갔고, 농지는 그동안 집적된 염분으로 인해 점점 척박해져 갔다. 그 결과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담수호인 아랄해는 원래 면적의 절반이 말라 버렸고, 관개농업을 하던 거대한 농지는 높은 염분농도 때문에 더 이상 경작할 수 없는 땅으로 변해 버렸다. 

황무지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현재 아랄해 근처의 농지는 경작하기 어려운 땅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거지들도 바람에 날리는 염분과 각종 농약으로 인해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변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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